마카오에서 도박한 썰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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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 도박한 썰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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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신사다운 미소를 유지했지.

 물론 속마음은:


 너희들은 잃었고.

 오직 나만이 땄지.

 그건 이미 이루어진 일이고, 바뀔 수 없는 결과야.

 어라? 딜러가 돈을 수거해가네? 어라어라? 이번 판에만 한 400만원을 잃은 것 같네요, 미나상?

 근데 저한테는 두 배의 돈이 돌아오네요?


그거 참 흥미로운 결과로군요.

 흠, 물론 전 신사니까 그걸 표정으로 드러내진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멘탈은 소중하잖아요.




 근데, 솔직히 난 따든 잃든 상관없었어.

 그냥 제대로 게임을 경험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아, 그래, 나 도박 한 번 해봤지, 라고 친구들한테 썰을 풀 수 있을 정도... 뭐 그거면 됐지. 고작 보름짜리 여행인데.



 그래서 좋아, 하고 배팅액을 올리기로 시작했어.

 한 35만원 들고 덤볐다고 치자.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환율이 달라서...

 아무튼 거기서 13만원 정도(아마 12만원에 가까울 듯) 땄다 이거지.


 그래서 내 수중엔 대략 50만원이 들어왔어.

 난 여기서 6만원 정도만 남기고 배팅할 마음을 먹었어.

 이기면? 좋고. 지면? 나쁘지. 나쁘긴 한데 뭐, 그게 내 인생에서 마지막 도박이라면,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더라고. 운명이 나한테 다시는 도박하지 마라고 경고하는 거다 셈치지 뭐.



 또 때를 기다렸지. 감이 오더라고.

 엥? 근데 난 이번엔 오른편인 거 같은데, 사람들이 죄다 왼편으로 몰리네?

 뭐 어쩌라고. 나 이제 볼짱 다 봤어. ㅅㅂ 이기든 말든. ㄱㄱㄱ


 그리고 또 이겼다.


 이게 조금 신기했는데...

 대충 45만원 걸었거든? 근데 이게 90만원이 되어서 돌아온 거야.

 어, 어? 싶었어. 3만원 걸어서 6만원 딴 거랑은 느낌 자체가 틀렸어.


 6만원은 6만원 땄구나, 싶었는데 90만원은... 에? 정말 이게 내가 딴 거야? 정말로?

 이렇게 쉽게?

 이런 마음이 들더라.


 아니, 뭐... 어차피 잃을 거였다고 생각하면... 그렇지만.

 갑자기 자리를 뜨고 싶어지는 내 마음은 뭘까.(...)


 근데 원래 내가 100만원 들고 왔다고 했잖아? 100만원 들고 왔는데 90만원으로 아웃한다? 그건 폼이 안 살아.(...)

 차라리 오링나고 말지, 째째하게 10만원 잃고 돌아가는 건 뭐야...


 사람들이 게임하는 거 지켜보면서, 난 걸지는 않고, 고민에 빠졌어.

 튈까 말까. 만약 튀지 않는다면, 얼마를 걸까.


 이때 든 생각은, 내가 이 순간에 90만원을 걸지 않으면, 대체 내 생에 90만원이란 돈을 내기에 쓸 날이 올까, 였어.

 말했다시피 난 도박판 같은 곳은 기웃거리지도 않는 놈이니까...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더라.


 그래서 일단 마음속으로는 결정했어.

 좋아. 좋아. 좋아.


 85만원만 걸자.(...)


 아니, 5만원은.... 그래도.... 남겨둬야지 않을까, 상식적으로...?

 날 쫄보라고 부르지 말아줘....


 아무튼 감이 오기를 기다렸어.

 할머니의 리액션은 여전히 다채로워. 음, 보는 맛이 있군. 조금 있으면 아예 울 거 같은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또 감이 오더라고.

 문제는, 아씨 이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또 사람들이랑 내가 달라!


 내가 왼편에 촉이 왔다고 치자. 그럼 사람들이 오른쪽에 걸고 있는 거야.

 내가 배짱이 두둑한 놈이라면 '두 번 맞았는데 세 번이라도 안 맞겠어' 싶겠지만, 그 짓해서 첫날에 30만원 털린 거잖아. 30만원 털린 게 아직도 생생하다고.


 그래서 나는 묘안을 발휘했지!!


 감이 오는 왼편에 85만원을 걸고, 오른편에 5만원을 걸었어!

 이야아, 내가 생각해도 참 천재적이라니까. 안 그러니?(...)


 이렇게 되면 최소한 10만원은 남는 거지. 뭐, 어차피 잃을 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응. 응.



 근데 내가 또 왼편에 거니까, 그 뭐지? 중국인들이 좀 불안해하더라.

 그렇다고 나를 따라서 배팅을 바꾸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전해져와. 눈에 빤히 보여.


 그러든 말든.


 이번에도 딜러는 내게 카드를 주었고.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카드를 뒤집었다.

 음. 그렇게 나쁜 패는 아니야. 60% 정도.

 내 패가 좋다고 해서 이 게임은 이기는 게 아니니까.


 이번엔 할머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상대쪽 카드를 뒤집었어.

 아마도 큰맘 먹고, 할머니 따라서 올라탄 거 같더라.


 카드가 뒤집혔어.




.

.

.




전적: 4전 4승

자금: 약 160만원






 아직 멀었다.


 6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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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러 ~!
빵댕이부자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