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서 도박한 썰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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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 도박한 썰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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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가 묘해졌다.


 이번 판도 내가 이겼다.

 그리고 나는 4번 모두, 다른 사람들과 정반대로 갔다.


 이제 슬슬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여기는 게 보여. 원래 이건 정석이 아니야. 정석은, 그림 잘 보는 오피니언 리더를 따라가는 거라고. 근데 나는 꼭 사람들이 지는 순간에만 이긴 거야.

 판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내 오른자리에 앉았던 아저씨가 빠져나갔어. 그리고 새 아저씨가 들어왔지.


 이 아저씨가 손이 졸라 크더라.

 기본이 500만원이고, 크게 걸 때는 1000만원도 걸어.

 반면에 바로 옆의 나는 전재산 160만원...ㅋ

 아저씨가 얼마나 진지한지, 잘 웃지도 못하겠더라. 눈앞에서 500만원이 버젓이 날아가는데 어떻게 웃어...


 아무튼, 분위기 탄다고 하나?

 그런 건 없었어. 그냥 나는 '신기하다'라는 심정이었고.

 감이 온다 싶으면 걸었지.


 이때부터 내 전략이 세워졌어. 무조건 올인하는 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00만원만 따면 좋겠다 싶더라고. 욕심이 생겼다 이거지. 어휴, 도박한 지 이틀인 놈이 벌써 욕심은... 암튼 그랬음.



 감이 왔고, 걸었지. 이번엔 오른쪽에 걸었다 치자.(정확히 어디에 걸었는지 어캐 기억하겠어.)

 근데 사람들이 이상하다. 암암리에 내가 두 번째 오피니언 리더 정도로 됐나봐. 내가 거니까 몇몇 사람들이 따라오는 거야.


 사실 이게, 판이 이상해졌어. 오피니언 리더는 실패했고. 갑자기 새로운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전체 판보다 더 큰 돈을 걸어대.

 그리고 웬 20대 애송이는 걸 때마다 따고 있어. 사람들이 당황해하는 거지. 그래서 한 사람이 나간 거고.


 이번에 내가 오른쪽에 건 금액은 약 150만원.

 내쪽으로 붙는 사람도 있었고, 아예 붙진 않고 양쪽 전부에 돈을 거는 사람(아까 전에 내가 그랬듯이)도 있고.



 결과는, 뭐.

 판게이들은 다 알겠지?



전적: 5전 5승.

자금: 300만원.





 한 시간 정도 지나니까 30만원이 300만원이 됐어요^^


 난 기분 째졌지. 아니, 이게 신기하다는 감정이 있고, 졸라 기분 좋은 감정이 있고, 또 "정말로 이러는 거야?"라는 감정도 있고..

 암튼 매우 도키도키했다.^^


 어이쿠, 그래도 이번엔 할머니 따셨네. 되게 기분 좋으셔. 근데 옆사람은 잃었으니까 표정 자제하세욬ㅋㅋ

 내 옆의 큰손 아저씨는, 대충 200만원 잃었네. 분산 투자해서 다행이야. 안 그럼 500만원 잃었겠네요.

 물론 저는 여전히 신사답게 여유로운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초보티 내면 안 되요ㅉㅉ



 5연승.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얘기 들어보면 바카라에서 이런 일은 흔하다고 하더라고.

 이제부터 묘사는 간단하게만 할게. 할 얘기 다 했으니까.

 단, 내가 매순간마다 졸라게 고민했다는 건 알아줘. 정말로, 졸라게, 졸라게 고민했어. 틀까 말까. 다만 대충 6가지 정도는 되는 고민들 중에 한 가지가 '앞으로 2번만 올인하면 1000만원 되겠네...'라는 거였단 거.


 그리고 1000만원이라는 건, 당연하게도, 제법 매력적으로 비추었다는 것. 

 1000만원은 현실감이 없어. 하지만 내 오른쪽에서는 실제로 1000만원을 배팅하는 아저씨가 있었지. 무슨 뜻이냐 하면, 현실감이 없었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는 거야.


 어느새 내 손에는 만원짜리 칩이 아니라 100만원짜리 칩이 두 개나 있었어.

 나머지 100만원은 자잘한 칩들이었고.



 좋아.

 가자.

 가보자.

 아니, 가는 게 아니라...

 경험해보자.



 올인.



 이제는 확연하게 내가 오피니언 리더가 되었다.

 내가 거니깐, 사람들이 따라서 걸어.

 내가 거니깐, 옆의 큰손 아저씨도 패를 바꿔.

 사람들이 안전빵으로 다른 곳에도 걸어두긴 했지만... 그건 안전빵이었지, 어디까지나.



 좋아.

 따라오세요.

 어디 한번 가봅시다.

 중국인이 내게 뭐라고 중얼거려.

 난 알아듣지 못해서 씩 미소 짓기만 했지.

 물론, 그걸로도 충분했다.




 300만원짜리 배팅.




 암묵적인 룰대로라면 큰손 아저씨가 카드를 뒤집어야 하지만, 아저씨는 내게 카드를 양보했어.

 당연하지. 지금은 내가 장군이다. 나한테 기운이 있어.


 나는 이번에도, 딜러에게서 카드를 받자마자, 뒤집었어.

 안전빵으로 건 사람 중에 가장 크게 건 사람이 다른 카드를 조심스럽게 뒤집었고...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지.

 전율은 아니지만, 정전기 비슷한 것이 가슴팍과 척추를 타고 흘렀다.



 좋아요.

 잘 했어요, 여러분.

 제가 잘한 게 아니라, 여러분이 잘한 겁니다.

 이건 운이고.

 미신이니까요.


전적: 6전 6승.

자금: 약 600만원




 더 묘사할 필요 없다.

 다시 간다.

이번엔 안전빵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내가 오른쪽에 걸었다.

 큰손 아저씨는, 처음엔 500만원을 걸었지만, 내가 거니까 거기에 3000만원 정도를 더 얹었다. 2000만원이었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가장 큰 배팅이었지.



 정말로 이번에도 운이 따라줄까.

 이번에 600만원을 다 잃어버리면, 얼마나 억울할까.

 아마 반년 동안 우울증에 빠지는 거 아닐까.

 아, 책세상에서 나온 니체 전집 사고 싶은데...

 마카오의 창녀랑도 질펀하게 놀아나고 싶은데... 


 괜찮아.

 그건 언젠가는 할 수 있어.

 하지만 600만원을 걸 수 있는 건, 지금뿐이지.



 오른쪽.

 600만원 올인.

 누구는 크게 걸고, 누구는 기세가 죽었다고 생각했는지 적게 걸고.

 하지만 오른쪽에 건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딜러가 다른 사람한테 카드를 먼저 줬다.

 그 사람은 카드를 뒤집었다.


 그 카드가 어떤 패였는지는 모르겠어.

 아마도 낮은 패였던 거 같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색이 확연하게 피었어.

 하지만 아직 방심할 순 없었지. 한끗 차이로 지는 게 도박이니까.


 딜러가 아저씨에게 카드를 내밀었고.

 아저씨는 손을 저었다.

 그러자 딜러는 내게 카드를 넘겼다.


 그래.

 볼 거 없지.

 사람들이 꽁! 꽁! 꽁!을 외치고.


 이번에도 난 카드를 받자마자 넘겼어.

(난 그때야 뒤에 사람들이 왕창 몰렸단 걸 알았다. 되게 놀래하면서 와아, 그랬으니까.)



 카드가 뒤집혔다.


 사람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어.

 짜잘한 칩들을 모아서 전부 큰 칩들로 바꾸고, 곧장 환전소로 걸어갔지.


 이상했거든.

 말이 안 됐거든.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누군가가 내게 경고를 해준다면, 아마도 지금 해주리라고 생각했지.


 왜냐하면 지금 내 손에는 평생 만져본 금액 중 가장 높은 금액이 있었거든.



 전적: 7전 7연승.


자금: 약 1250만원.





 그날 저녁에 내가 어디를 갔는지는, 어른인분들은 알겠지^^





-맨 마지막 편, 7편에서 계속.



 아, 참고로 저 금액 다 들고 한국으로 돌아올 순 없었음.

 ㅋㅋㅋㅋㅋㅋㅋ.......

 또 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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